BookReview:

Expecting Someone Taller

by Tom Holt

 

 

 

 

[총평]
만약 니벨룽의 반지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이 엉뚱한 상상 하나로 써 내려간 소설이 바로 이 책  Expecting Someone Taller 입니다.

 

[저자]
1961년 태어난 Tom Holt는 옥스퍼드에서 수학한 소설가로 Humorous Fantasy Novel 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사람입니다.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온갖 유명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어떤 부분은 패러디로, 어떤 부분은 후일담을 쓰는 형식으로 소설을 써갑니다. 제목만 보아도 이사람이 손대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대표작(?)으로 Expecting Someone Taller, Who's Afraid of Beowulf, Flying Dutch, Grailblazers, Snow White and The Seven Samurai, Song for Nero 등등이 있습니다. 당연히 아마존에 별도의 책 모음이 있고,  많은 팬 사이트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당나귀등에서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

1. 주인공은 영국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Malcom Fisher라는 키가 작고 별 볼일 없는, 약간 범생이 끼가 있는 청년입니다. 어느 깜깜한 밤에 차를 몰고 가다가 우연히 길에서 오소리 한 마리를 차로 치는데,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 그 유명한 파프너와 파졸트에게 (우리도 몰랐던) 막내 동생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Ingolf였고 그는 라인처녀들이 하겐을 물에 빠뜨려 죽이는 혼란을 틈타 몰래 반지를 빼내는데 성공해서 새 반지의 주인으로서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신들은 그를 추적해 돌아 다녔고,  이를 두려워 했던 Ingolf는 주변의 눈을 의식해서 나름대로는 타른헬름을 이용해서 오소리로 변신, 조용히 살아 오고 있었지만, 그만 Malcom Fisher에게 교통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3. 할수없이 그는 Malcom에게 반지와 타른헬름을 넘겨주고 그 사용법에 대해, 또 반지 주인의 책임에 대해 말해주고는 다시 거인의 주검 형태 - 바위-로 돌아갑니다.

4. 이 소식은 전 세계에 순식간에 퍼지고, 그때부터 Malcom은 보탄과 알베리히 양쪽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Nice한 반지 주인때문에 세상은 점점 더 좋은 곳으로 변해가고 보탄은 여기에 불만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그를 찾아 헤매고,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남자 - 지그프리트 -로 변신해본 Malcom의 실수때문에 그의 소재는 모두에게 드러나게 되어 그 곳에 옛날의 갱들이 모두 다시 모이게 됩니다.

5. 정상적인 방법으로 반지의 탈환이 불가능한 것을 느낀 보탄은 옛날처럼 "브륀힐데식 방법" - 미인계 -를 써서  말콤으로 부터 반지를 받아내려고 하고 여기에 발퀴레중 한명인 Ortlinde가 차출되어서 말콤과 사랑 놀이를 하게 되고, 다시 라인처녀들중 한명인 Flosshilde가 끼어 들어 삼각 관계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등의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6. 마지막에 가서는 바보같기만한 Malcom이 실은 Volsung족의 후계자임이 밝혀지고, 따라서 반지의 적법한 소유자임이 드러나고, 보탄과 너무나도 싱거운 한판 승부를 벌여, 진짜로 신들이 없는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그러나 스스로는 사랑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그리고 맨 마지막에 가서는 자기가 진짜 사랑했던 여인 - 플로스힐데-에게 반지를 주는 것으로 소설이 끝납니다. (중간 내용 마구 생략)

 

[기억나는 내용]
1. 제목은 죽기 전에 거인 Ingolf가 주인공을 보면서 하는 말입니다. 적어도 자기 다음번 반지의 주인은 키가 좀더 컸을 줄 알았다는 이야기지요.

2. 별로 길지가 않았지만, 영어는 상당히 까다로웠던 듯 합니다. 게다가 어디까지가 패로디인지 조심스럽게 읽어야 했어서 진도는 잘 안 나갔습니다. 사이 사이에 있는 유머랑 패로디는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내의 것들은 그랬습니다).

3. 의도적으로 톨키엔의 반지의 제왕과 섞어 놓았습니다. 계속 언급되는 Ring-Bearer라는 표현과 Burden이라는 단어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인간의 이중성을 파고 들어가는 알베리히의 논리 부분은 재미있었습니다.

4. 배경이 21세기입니다. 따라서 신들도 비행기 타고 다니고 합니다. 알베리히는 지질학 콘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제 아무리 자기가 AD.900년부터 일했다고 명함에 새겨 놓아도 사람들은 미스프린트라고 생각한다고 투덜거립니다. Erda가 자기 본적을 두고 잠자고 있던 곳은 미국이고, 발퀴레들은 나이가 약 1235살 정도되었고, 잠깐 언급이 나오는 Freia는 이미 늙어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자리를 내놓았고, 게다가 우드엘프와 바람까지 나버린 뒷이야기가 소개됩니다.

5. 중간에 나오는 로게의 넋두리도 걸작입니다. 그는 어쩌다가 발할라의 댓가로 Freia를 주게 되었나 설명하는데, 원래 의도는 거인족과 신들의 자유무역을 위한 Frei Hafen을 만들려 했는데 워낙 글씨가 악필이어서 자기가 보아도 Freia zu haben 이 되어 버렸고, 친인척 문제로 골치를 썩던 보탄이 오히려 잘 되었다고 부추기는 바람에 문제가 커졌다고 주장합니다.

6. 알베리히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소설에서는 가능합니다. 사랑을 부인했던 알베리히가 자기의 맹세를 다시 부인하고 Norn중 한명과 사랑에 빠집니다.

7. 사실 이 책은 상상력의 승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나도 이것보다 잘 쓸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한 편으로는 남이 써 놓은 것을 보니까 그런 망상을 하는 것이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쭉 읽는 것이 상당히 즐거웠다는 점입니다.


[박원철의 판단]
"나에게 반지가 주어진다면?" 하는 상상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해 볼만 합니다.
하지만 아니시라면, 솔직히 책을 사실 필요는 없을 듯 싶습니다. 게다가 굳이 읽으실 것도 별로 권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위에 내용을 주저리 주저리 쓴 이유입니다.) 만약 15시간짜리 비행기를 타셔야 되고 서점에 마침 이 책이 있다면 그때는 집으셔도 후회하지 않으실 듯 합니다. 
그냥 아시는 분들과 커피 한잔 하면서 잡담처럼 "너는 반지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니?" 묻는 것이 더 즐거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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