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FAQ

 

 

 

ball04a.gif  질문: 4부의 첫 번째 서막에서 논(Norns)이라고 불리우는 3명의 여자가 나옵니다. 이들은 누굽니까? 한편으로는 그리스 신화의 페르세우스의 모험에 나오는 세명의 노파같이 느껴지는데....
b_diamd.gif  대답: 우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 노파는 그라이아에(Graiae) 혹은 운명(Moirai)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Clotho (Spinner), Lachesis (Allotter) 그리고 Atropos (Inflexible)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노파들은  이빨 하나와 눈 하나를 가지고 서로 바꾸어 보다가 페르세우스에게 이빨과 눈을 뺏기고 결국은 메두사를 잡는 일에 협력하게 되지요.
이에 비해 반지에 등장하는 논들은 이름이 없습니다. 그냥 논1, 논2, 논3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어떤 설화에는 각각의 이름이 Urd(Past), Verdandi(Present), and Skuld(Future)라고 쓰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각자가 과거, 현재, 미래의 일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 쪽 모두 운명의 수레바퀴/밧줄을 돌리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논들은 대지의 여신 에르다의 딸들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ball04a.gif  질문: 로게는 좋은 놈입니까? 나쁜 놈입니까?
b_diamd.gif  대답: 이 질문은 보탄이 좋은 신입니까? 나쁘고 악한 신입니까? 하는 질문만큼이나 어렵습니다. 화염의 신인 로게
♬Loge는 라인강의 황금에서만 직접 등장하고 발퀴레나 신들의 황혼에서는 보탄이 브륀힐데가 잠든 산을 마법의 불로 감쌀 때, 그리고 브륀힐데가 지크프리트를 화장할 때 "불"의 형태로 등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북구의 신화를 보면 로게의 행동은 그야말로 사고뭉치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합니다. 로게 자신은 완전한 신이 아니며, 원래 거인이었다는 설과 신과 사람의 중간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극 전체적으로 볼 때 로게가 벌린 일은 결국 신들의 멸망을 부추기는 일이기에 로게를 그리스신화의 프로메테우스와 동일시 혹은 비교해서 보려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로게가 어두운 면만을 가지고 있는 보탄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모든 권위에 도전하려는 요즘 세태와 맞아떨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점차 로게에 대한 평가 자체도 사악하고 이쪽 저쪽을 꼬드기는 사고뭉치였다는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비겁함과 음흉함을 폭로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통쾌한 기분을 주지만 자기 자신은 힘이 없어서 참고 지낸다는 긍정적인 평가쪽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평가가 과연 바그너 자신의 의도와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아마도 아닐 것으로 추측됩니다.)

ball04a.gif  질문: 그럼 보탄은 좋은 신입니까? 나쁜 신입니까?
b_diamd.gif  대답: 좋은 대본이 그렇듯이 이 악극 전체에서도 꼭 누가 악을 대표하고 누가 선을 대표하는지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탄이야말로 그 대표적인 예로, 알베리히와 싸울 때는 선을 대표하는 것 같지만, 거꾸로 자신의 자식인 지그문트를 죽이라고 명령할 때나 브륀힐데를 불속 바위산에 가둘 때는 무시무시한 악역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프레야를 거인한테 넘길 듯 할 때의 그의 태도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발퀴레 2막에서 그가 브륀힐데에게 지난 일들을 설명해 줄 때 그의 노래를 들어보면 보탄은 특별히 선한 신도 악한 신도 아닙니다. 그저 계약의 신이고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 - 에르다에 의해 예언된 신들의 멸망 -을 최대한 피하고 막아보려고 애쓰는 존재일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자세히 가사를 들어보면 자기 자신도 계약의 노예가 되었다고 울부짖는 것입니다.
물론 보탄의 기본 태도가 반지를 통해, 혹은 반지의 대응물인 발할라 성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것이기에 그의 권력욕에 대해서 평가해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가 신이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 심하게 몰아 부친다면 - 그도 난쟁이 알베리히와 근본 동기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이런 이유에서 지크프리트 1막에서 미메와 수수께끼를 하면서 보탄은 신의 땅 아스가르드는 "빛의 모양을 한 알베리히 (licht Alberich)" 즉, 보탄이 다스리고 있다고 노래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포기를 하고 (지크프리트에 의해 창이 깨어진 직후)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모습은, 끝끝내 반지에 집착하여 아들 하겐의 꿈속에까지 나타난 알베리히와는 분명히 대조되는 것이겠지요.

ball04a.gif  질문: 보탄의 창이 계약을 의미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b_diamd.gif  대답:신들의 황혼 서곡에서 논들은 보탄이 우주목의 가지를 꺽어 창
♬Spear을 만들었다고 노래합니다.  또 지크프리트에서는 이 창에 보탄은 자신의 지혜로 얻은 룬 문자로 난쟁이, 신, 그리고 거인간의 경계에 대해서 새겨놓았다고 이야기됩니다. 그래서 보탄은 발할라를 지은 대가로 프레야를 요구하는 거인들 앞에서, 특히 계약 파기를 들먹이는 그들앞에서 무력해진 것입니다. 계약의 신 자신이 계약을 파기할 수는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자세히 들어 보면 많은 경우, 보탄의 창은 단순한 계약이외에도 무력으로 보탄이 남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할 때 쓰이게 됩니다. 힘과 계약은 같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같은 이유에서 지크프리트가 보탄의 창을 깨뜨려 버린 사건은 단순히 두 사람의 힘 싸움에서 지크프리트가 이긴 것이 아니라 창으로 대표되는 구질서가 더 이상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ball04a.gif  질문: 어떻게 보탄은 애꾸눈이 되었습니까?
b_diamd.gif  대답: 북구의 전설에 의하면 오딘(보탄)은 지혜를 얻기 위하여 우주목 아래에 있는 샘에서 자기의 한쪽 눈과 샘물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Wotan.jpg
라인의 황금 제2막에서 보탄은 프리아에게 그녀를 위하여 자기의 눈을 희생했다고도 주장합니다. 우선 북구 전설에 따르면 보탄은 우주목 아래에 있는 지혜의 샘을 지키는 미미르에게 샘물을 마시게 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이 미미르는 원래 오딘과 같은 신이었고,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신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머리만 살아서 말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샘물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 최고의 지혜를 원하는 오딘은 오히려 한쪽 눈을 내놓을 것을 요구받게 되고 의외로 오딘은 자기 한쪽 눈을 쉽사리(?) 포기하고 지혜를 얻는 대담함을 보여줍니다.
유심히 보시면 보통 라인강의 황금에서는 양쪽 눈이 다 있던 보탄이 발퀴레에 들어가면서 한쪽 눈을 가린 애꾸로 나오게 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ball04a.gif  질문: 그래서 보탄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랑 같은 것입니까?
b_diamd.gif  대답: 북구의 신들은 그리스 신들보다 훨씬 인간적입니다. 그래서 그들간에 분명한 위계질서가 있었냐 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보탄이 신들 전체의 대표격이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설화에 분명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신들도 두 종류로 나뉘어서 농경과 풍요를 관장하는 바나 족속과 호전적이고 전쟁등을 주관하는 아사 족속으로 구분할 수 있고 그중 오딘은 아사 족속의 우두머리입니다. 주로 주관하는 분야가 전쟁과 신들 나라의 정치, 세상의 모든 돌아가는 일을 감시하는 것과 시, 음악등입니다. 그렇기에 변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영화 "마스크"에 나오는 가면이 실은 오딘의 가면이기도 합니다.

ball04a.gif  질문: 지그문트와 지그린데를 키운 발제가 다른 이가 아닌 보탄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가 보탄이라는 것을 압니까? 극의 대사 어디에도 "발제 = 보탄"이라는 표현이 없는데.....
b_diamd.gif  대답: 이것이 바로 반지 씨리즈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보탄임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더라도 보탄의 여러 상징들이 발제를 묘사할 때 그대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복장에서 둘은 동일합니다. 발퀴레의 발제가 (아주 잠깐) 입고 등장하는 옷은 지크프리트의 방랑자(보탄의 변장)과 같습니다. 같은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망토를 걸친 것도 동일인임을 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게다가 둘다 한쪽 눈까지 가렸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 인물이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바로 유도동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유도동기 부분을 읽어 보시면 왜 그런지 아실 것입니다.

ball04a.gif  질문: 동대문에 있는 거평 "프레야"의 프레야가 이 프레야입니까?
b_diamd.gif  대답: 저도 이 문제를 고민했는데, 적어도 양쪽의 영어 스펠링(Freya)은 동일합니다. 만약 거평의 관계자가 정말 프레야를 알고 프레야라고 지었다면, 대단합니다. 아시다시피 프레야는 젊음과 다산의 여신이고, 라인강의 황금에서는 늙지 않는 황금사과를 신들에게 나누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북구전설에는 이 여신이 일으킨 시기심으로 인해 세상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고, 초보적인 마법을 관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프로와 남매지간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언급은 없습니다(만약 이 주장이 맞다면 프로오와 보탄은 처남 매부지간입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십시오.).

ball04a.gif  질문: 라인강의 황금에 잠깐 등장하는 행복의 신 프로오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가만히 보면 프로오는 도너만큼 힘이 세지도 않고, 똑 부러지게 하는 일도 없고, 대사도 몇줄 안되고 괜히 무대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닙니까?
b_diamd.gif  대답: 맞습니다. 실제로 프로오의 대사는 몇 줄 안돼고, 성격묘사도 도너만큼 확실하지 않습니다. 1993년 시카고에서 열린 반지 공연에서도 그를 요요(Yo-Yo)로 장난이나 치는 그런 무기력(?)하고 얼빠진 신으로 묘사해서 논란이 일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가 극중에서 했던 가장 큰 일이라야  신들이 들어갈 무지개 다리를 놓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도너의 요청에 의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프로오에 대한 평가는 좀 다르게 내려져야 할 것입니다. 그는 보탄과 대비되게 끝끝내 황금 혹은 반지 아니면  이런 것으로 대표되는 물질에 팔려 자기의 여동생 프레야를 팔아 넘기려 하지 않은 신입니다. 이점은 중요합니다. 물질이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ball04a.gif  질문: 제 아무리 사람들이 지크프리트가 영웅이라고들 이야기해도, 제가 보기에는, 지크프리트는 무엇이 무엇인지 구별할 줄 모르는 (거의 바보같은) 사람아닌가요? 반지의 저주에 대해서 몇 번을 직접 듣고도 무시하는 것이라든지, 제아무리 구트루네가 탐이 났다고 하더라도 처음보는 군터하고 덜커덩 의형제를 맺지 않나, 마음에 안든다고 그래도 자기를 20년가까이 키워준 미메를 단칼에 없애질 않나, 뭔가 문제가 좀 심하지 않나요? (그가 어렸을 때 가정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만....._)
b_diamd.gif  대답: 이런 주장에 저는 개인적으로 동조합니다. 지적하신대로 지크프리트
♬Siegfried는 용을 죽인 영웅이지만, 별로 아는 것도 없고 판단능력도 없는 영웅입니다. 유럽인들 스스로 인정하는 북구 유럽의 전형적인 "All Muscle, No Brain" 영웅이지요. 물론 지크프리트를 높이 사는 사람들은 지크프리트가 숲속의 모든 짐승이 짝을 이루고 있는 사실을 관찰했다든지 하는 것을 예로 들며(Culshaw), 이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만, 극 전체의 진행상 모든 지혜와 해결의 실마리는 브륀힐데를 통해서 제공되지 어느 하나 지크프리트가 해결해 나가는 것은 없습니다. 그는 그저 힘 세고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불쌍한 남자 주인공일 따름이지요.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더 지적해보면, 지크프리트의 2막과 3막 사이에 일어난 지크프리트의  변화는 사실 상당한 것입니다. 2막의 지크프리트는 옛날 이야기속에 나오는 어린 남자 주인공- 미메에게 끌려서 무서운 용앞에서 세워지고, 용 무서운 것을 모르고 덤벼서 용을 잡아 죽인 - 같이 느껴집니다. 그런 지크프리트가 3막에서는 보탄과 논쟁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알아보는 등, 갑자기 성숙하고 커진 듯한 모습으로 비춰집니다(나만 그런가?). 이는 아마도 바그너 자신이 2막의 작곡과 3막의 작곡사이에 몇 년동안 쉬었던 사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ball04a.gif  질문: 바그너의 다른 작품중에 "지크프리트 목가"라는 것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목가에 나오는 지크프리트가 반지에 나오는 지크프리트와 같은 사람입니까?
b_diamd.gif  대답: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반지 주인공 지크프리트는 목가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상관이 없던 두 작품으로 보시면 됩니다. 오히려 지크프리트 목가의 지크프리트는 다름아닌 바그너의 아들 지크프리트를 가르킵니다. 처음부터 바그너의 두 번째 아내 코지마 바그너의 생일을 위해 지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들 지크프리트의 이름을 반지에서 따왔다는 것이지요. 또 이 목가에서 두 가지의 유도동기 - 목가
♬Idyll 와 세상의 보배 ♬World's Treasure 혹은 Love's Happiness -를 따 왔습니다.

ball04a.gif  질문: 반지 씨리즈를 들으면 들을수록, 브륀힐데라는 여자가 마음에 듭니다.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간파하고 명령으로 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처리하고, 오히려 일을 잘 한 것으로 말미암아 벌을 받아도 찍소리 안하고 달게받고, 남편 생기자 몸 바치고 마음바쳐 사랑하고, 죽을 때까지 쫓아가서 심지어는 인도에서조차 법적으로 금지된 사리(?)를 하는 영리하고 헌신적인 여자! 어디 브륀힐데같은 여자가 없을까요?
b_diamd.gif  대답: 최근에 산위의 바위가 불에 둘려 타고 있는 것을 보신 적 있습니까? 혹 보시면 근처에 있는 노인에게 시비를 걸어서 그 노인의 지팡이를 꺽으신 다음 불 속으로 뛰어들으시기 바랍니다. 혹 그러실 용기가 없으시거든 제게 연락을 주시던지요.

ball04a.gif  질문: 지크프리트 3막을 보면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가 그냥 "첫 눈에 사랑에 빠져" 버립니다. 서로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끼리 정말 이럴 수 있을까요?
b_diamd.gif  대답: 곰곰히 생각해 보시면, 브륀힐데나 지크프리트나 둘 다 고아입니다. 지크프리트는 날 때부터 고아였으며, 브륀힐데는 졸지에 아버지한테 버림을 받은 존재입니다. 게다가 둘 다 집도 없지요, 가진 것도 거의 없지요, 아는 사람도 없지요, 결국은 서로 서로 의지하고 서로 기대며 살아야 되는 관계입니다. 이러니 어찌 상대방에 대한 애틋한 연민 - 어떤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 에 안 빠지겠습니까? 좀 안된 이야기이지만, 반지 전체에 나오는 두 쌍의 연인 - 지그문트와 지그린데,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 -은 모두 참 딱하고 불쌍한 처지에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전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지 채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애만 하나 달랑 생긴채 남자가 칼맞아 죽게 되고, 후자도 우여곡절이 있습니다만 남자가 앞장서서 자기 아내를 남의 아내로 만들어 주지를 않나, 정말 비극적입니다. 굳이 그런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질문: 알베리히는 정말 죽었나요?
대답: 살아있는 알베리히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것은 지크프리트에서 지크프리트가 파프너를 죽이고 동굴을 나온 직후이지만, 신들의 황혼에서도 (죽은) 알베리히의 환영이 등장합니다. 자기의 아들인 하겐에게 말입니다.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시간적으로 계산해볼 때, 지크프리트가 알베리히를 만나기 이전에, 이미 그에게는 하겐이 있었고, 아마도 보탄이 브륀힐데에게 해준 이야기에서 추측해 보건데, 하겐의 나이가 지크프리트보다는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가 서로 만나서 결혼하게 되고, 또 지크프리트가 이름을 떨치는 시간을 길게 잡아 보아야, 글쎄  길어야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놓고 보면, 알베리히는 죽을 시간조차 없이 바쁜 난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연애하랴, 애 낳으랴, 반지 주인들 쫓아 다니랴, 옛날 데리고 다니던 미메 잡아 족치랴, 그야말로 할 일이 산더미같이 많았겠지요. 그가 과연 죽었는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습니다. 2막1장의 모습이 바로 죽은 모습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그너가 쓴 맨처음 대본 <지크프리트의 죽음>에서는 마지막 화형 장면에 알베리히가 다시 등장하여 아들 하겐에게 불에 타는 반지를 집어오라고 요구하라는 장면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알베리히가 살아있냐고요? 저는 살아있다고 봅니다. 제 주변에서 꼭 알베리히같이 구는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압니까? 알베리히가 한국에 와서 타른헬름쓰고 제 옆에 있는지? 그런 사람 못 만나 보셨어요? 우리중에 반드시 살아 있습니다.

 질문: 군터 ♬Gunther, 이 사람 병신 아닌가요?
대답: 적어도 기비히 전체의 맹주 자리에 올라 있는 사람을 싸잡아서 욕할 수 없겠지만,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나이가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아직 결혼을 못한 젊은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요새 유행하는 재벌2세, 권력2세가 가지는 모든 약점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이것을 보완할 만한 결단력이나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인생은 자신의 형제인 하겐의 조정을 받는 도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브륀힐데를 손에 넣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머뭇거리는 장면, 지크프리트의 죽음을 모의하면서 자기의 명예에 대해서 고민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하겐과 반지를 사이에 놓고 욕심을 내며 다투는 장면을 보면서, 상류사회 인사의 전형적인 단면을 보는 듯 하여 씁쓸합니다.

 질문: 하겐 ♬Hagen이 왠지 모르게 불쌍해요....
대답: 괴물이라는 표현이 맞겠지요. 그의 생김 생김이나, 극중에서 그가 맡고 있는 역할이나, 심지어는 음의 진행까지도...... 어쩌면 하겐은 아버지 알베리히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인물인지도 모릅니다. 알베리히야 그저 자기의 충동과 욕심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가 움직이며 사건 사고를 만들어 갔지만, 하겐은 모든 일을 "남들을 통해" 하는 스타일입니다. 군터가 그 첫 번째 타겟이었고, 그 다음은 구트르네, 지그프르트 그리고는 브륀힐데까지. 그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차례 차례 시기와 질투, 그리고 속임수 속에 빠져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을 불행으로 인도하는 괴물 - 하겐. 반지를 손에 넣기 위해서 그가 얼마나 미리 공부했는지는 대사집을 읽어 보면 쉽게 알수 있습니다. 하겐만이 반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던, 신들의 황혼에 등장하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런 하겐 자신은 자기의 계획대로 일이 추진된다고 행복했을까요? 답은 "아니올시다"입니다. 오히려 2막1장 망루에서의 장면을 보면 그가 자기 아버지 알베리히를 얼마나 증오하고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그가 불쌍하게 느껴진다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반지를 쫓아가는, 아니 반지를 쫓아 갈 수밖에 없는 그의 입장에 연민이 가셔서 그런 것 아니신가요?

Donner.JPG  질문: 천둥 번개의 신인 도너는 어떻습니까?. 극중에서 보여주는 그의 태도나 행동을 보면 상당히 난폭해 보이는데.......
대답: 북구신화에 등장하는 도너
♬Donner의 이름은 토르(Thor)입니다. 신들과 거인족과의 싸움이 그치지 않는 북구신화 속에서, 그는 묠니르라고 불리우는 도끼/해머를 가지고 거인들을 살육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성미가 급하고 생각이 짧은 것이 그의 특징이라고나 할까...... 이런 도너가 발할라 공사의 대가를 구하는 거인들에게 쉽게 노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북유럽 전체를 놓고 보면 이 토르 숭배 사상이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그 가장 쉬운 예가 바로 요일의 명칭입니다. 영어의 경우, 목요일을 Thursday라고 하는데, 유심히 보시면 이것이 Thor's Day에서 유래했음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수요일인 Wednesday도 실은 보탄(Wotan, woðan)에서 나와서 woðan's day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금요일 Friday의 Fri-는 보탄의 아내 Fricka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의외로 영어가 우습게 보이지 않으신가요?

ball04a.gif  질문: 발퀴레에 대해서도 한 마디하신다면?
b_diamd.gif  대답: 별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Valkyrie.JPG브륀힐데를 제외한 나머지 8명 자매들 이름을 한번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정말 이름이 그 사람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말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보탄이 자기 딸들의 이름을 일부러 이렇게 지었다면 그 인격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이름

         Gerhilde

        "Armed with a Spear"

         Grimgerde

        "Protected by a helmet"

         Helmwige

        "Helmeted Warrior"

         Ortlinde

        "Sword with a flashing point"

         Rossweisee

        "Riding a white horse"

         Schwertleite

        "Armed with a sword"

         Siegrune

        "Bestower of Victory runes"

         Walteraute

        "Mighty in battle"


사랑스런 딸의 이름이라기 보다는 순전히 전투용 기계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게임할 때 붙이기 좋은 이름들 같은데......  이런 분위기에서 자란 브륀힐데에게 남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면이 있다는 사실이 퍽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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